점심때 문석형이 자기 집에 갔다와야 한다면서 집 근처에서 먹자고 데려간 콩국수집..ㅎㅎ;
대전에선 처음으로 줄서서 먹었던 곳인데.. 정말 맛있었다..ㅋㅋ;
단지 아쉬운건 가게에 체계(?)가 없어서 엄청 부산하다는거..
맛이 없다면 다시 오고 싶지 않았지만.. 근데 며칠후 부모님 모시고 다시 갔다..ㅋㅋ;
아래는 인터넷에서 발견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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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동 '대성콩국수'···25년 한자리서 '콩국수'만 고집
'키위·오렌지'로 맛을 낸 '비빔국수'도 일품
 
소싯적부터 '콩국수'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 그에게 '여름'은 단지 '콩국수를 먹는 계절'에 지나지 않았다. "콩국수는 인류문명이 창조해낸 최고의 걸작"이라고까지 떠들고 다닐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는 본디 콩국수를 즐기지 않았지만 한해 한해 여름을 나면서, 그의 말마따나 어느덧 나의 머리 속에도 '여름 = 콩국수'라는 등식(等式) 아닌 등식이 자리잡게 됐다.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오고 습관처럼 맛있는 콩국수를 찾고있던 도중에 25년 간 한자리에서 콩국수를 파는 유명한 점포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일단 먹어보고 맛이 있다면 단골로 삼을 요량으로 바로 그 콩국수집을 찾았다.

'대성콩국수'라는 큼직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도 번듯하고 인테리어도 새로운 게 오래된 음식점이라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단지 가게 주인인 양정자(64) 씨의 투박한 손에서 이 가게의 연륜이랄까 역사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늘어만 가는 손님과 가게가 너무 낡은  탓에 점포를 확장하고 지난 4월에 인테리어를 새로 했단다.

'백미(百味)가 불여일식(不如一食)'이라 했다. 망설일 필요도 없다. 그 유명하다는 콩국수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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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아리를 잘 튼 국수사리가 연한 황갈색을 띠는 콩국에 살포시 담겨져 나온다. 갈지 않은 참깨만이 약간 흩뿌려져 있을 뿐, 아무런 건더기도 들어있지 않다. '허···그것 참 단순하구만'

젓가락으로 몇 가닥 집어 올려보니 적당히 처진 듯 하면서도 찰기 있는 면발이 적당한 탄력을 지닌채 딸려 올라온다.

사리 몇 가닥을 집어 콩국에 푹 담갔다가 입에 넣었다. 콩을 아주 곱게 갈아내 걸쭉하면서도 구수한 국물 맛이 입안을 감싼다.

콩에 배어든 간간한 소금 맛에 이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달콤한 뒷맛이 시간을 두고 혀를 공략해온다. 미각이 둔한 나이지만 이것이 설탕의 단맛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흡사 시중에서 파는 두유와도 같이 술술 넘어가는 부담 없는 맛이다.아니 오히려 두유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대접을 든채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쭉 들이켰다. 면발도 면발이지만 콩국이 아주 뛰어나다. 여느 집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맛이 각별하다. 이집에서 콩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름철에만 내놓는다는 비빔국수의 맛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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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비빔국수. 키위와 오렌지 과즙을 섞어 만든 양념장이 일품이다. 콩국은 서비스.
ⓒ2007 HelloDD.com
비빔국수는 오이채·단무지채·상추, 잘게 썬 김과 함께 새빨간 양념만이 듬뿍 얹혀있을 뿐, 콩국수와 마찬가지로 기교를 부린 구석이라곤 전혀 없어 보인다.

슥슥 잘 비벼 볼이 터져라 한입에 후루룩 집어삼켰다. 매콤 달콤하면서도 유독 향긋한 산미(酸味)가 식욕을 한층 자극한다. '이것도 단순한 식초 맛은 아닌데···' 궁금한 점이 하나둘 늘어간다.

좌우지간 두 그릇을 맛있게 뚝딱 해치웠다. 설탕을 넣은 것 같지는 않은데 달콤한 콩국수, 식초를 넣지 않았으나 새콤한 비빔국수. 맛의 비밀을 알고 싶어졌다. 분주하게 가게 안을 누비고 다니는 주인 양정자 씨를 불러 세웠다.

◆"맛의 비결은 '추대두(秋大豆)', 그리고 '키위·오렌지'"

대뜸 "맛있슈?"라며 살갑게 다가오는 양 씨. 콩국이 단맛을 내는 비결은 다름 아닌 '추대두(秋大豆)'를 진득하게 갈아냈기 때문이란다. 소금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고 한다.

"못 믿겠다면 삶은 콩을 보여드림세" 후다닥 주방으로 들어간 양 씨가 이내 종지에 삶은 콩을 담아온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난다.

추대두란 9월에 수확한 백태(메주콩의 일종)를 말한다. 일설에 따르면 제철인 가을에 수확한 햇콩은 단맛이 강하다고 한다. 콩의 속명(屬名) 및 학명을 나타내는 'Glucine'란 단어도 사실은 '감미(甘味)'란 뜻의 그리스어 'glyceros'에 어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럼 또 한 가지 궁금한 점. 비빔국수의 새콤한 맛은 결코 식초 탓이 아닌 듯한데···. 대체 뭘 넣으신 겁니까?"

"이 손님 입맛 한번 까탈스럽네 그려. 그건 '양다래'(키위)랑 '코쟁이귤'(오렌지)을 넣어서 그렇지. 맛있지유?"

궁금증이 풀렸다. 그밖에도 양 씨가 9살 때부터 부엌살림을 도맡아 했다는 이야기. 국수를 삶아내는 가마솥은 290만원을 주고 특수 제작했다는 이야기 등을 듣고 있노라니 이집 맛의 비결이 재료 탓만은 아닌 듯하다.

주인과 나, 같이 온 일행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이집의 다른 음식들도 먹어보자는 말이 나와 두부김치와 계란말이를 시켰다. 두부김치에 담겨 온 김치 맛이 또 한 번 사람을 놀라게 한다. 맛이 일품이다.

"맛있슈? 3년 묵은 김치니까 맛있겠지. 거기엔 설탕을 쬐끔 넣었어."

주인의 재치 넘치는 입담과 넉살에 한방씩 맞고는 계속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다 가게 문을 나섰다.

'콩국수 '예찬론자'인 그 녀석을 데려오면 퍽이나 좋아하겠군'

입담 좋던 주인과 나누던 말을 떠올리자 괜시리 웃음이 터져 나오려 한다. 점포를 나서는 길에 서비스로 주인 양씨가 쥐어준 박카스로 얼른 입을 틀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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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을 묵힌 김치에 싸먹는 두부 맛은 말로 형용할 방법이 없다.
ⓒ2007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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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당한 팔목 힘으로 잘 풀어낸 탓에 포근포근 씹히는 계란말이. 이날 먹어본 메뉴중 상대적으로(?) 가장 특징이 없었던 놈이다.  
ⓒ2007 HelloDD.com

※붙이는 말

'대성콩국수'에서는 일 년 내내 메뉴판에서 콩국수를 내리는 날이 없다. 한 겨울에도 콩국수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비빔국수는 하절기(4~9월경)에 한해서 판매한다.

동절기(9월~4월경)에는 특제 칼국수가 비빔국수의 자리를 대신한다. 계절에 따라서 메뉴가 뒤바뀌는 시기가 다르니, 비빔국수와 칼국수를 꼭 먹어보고 싶다면 전화로 문의하기 바란다.

상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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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042 - 533 - 4586
주      소: 대전시 서구 도마1동 67-5번지
메      뉴: 콩국수 5,000원, 비빔국수 4,000원(하절기 한정), 바지락칼국수 4,000원(동절기 한정), 두부김치 4,000원, 계란말이 4,000원
좌 석 수 : 80석
개 업 일 : 1982년
개·폐 점 : 오전 9시 ~ 오후 9시
휴      무: 동절기에 한해 일요일 휴업 (문의 요망)
주      차: 전용주차장 (20대 수용 가능)
카드사용: 가능
찾아가기: 용문동사거리에서 도마동사거리 배재대학교 인근(약도 참조)
약      도:
대덕넷 노신영 기자 nsy1004@helloDD.com
2007년 6월 14일
Posted by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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